Book Review

[노력중독] 인간의 모든 어리석음에 관한 고찰

졸냄 2018. 1. 17. 00:50


# 노력중독.

도서관에서 우연히 펼쳤다가 내용이 좋아서 읽게된 책이다.
독일의 뇌과학자와 심리치료사가 지었다.

인간의 다양한 중독에 대해서 많은 사례와 예시를 들어 재미있게 풀어내고있다. 중독의 종류를 지식, 속도, 편견, 친구, 완벽에대한 강박, 전문성에 대한 맹신, 독서, 인간으로 구성하여 보여준다.

# 처음 도서관에서 마주한 파트는 '속도 중독- 번아웃 증후군' 편이다.
(P.69)
시간의 속도와 압력이 지나치면 극도의 무기력 상태에 놓인다고 말하며 한 여기자의 사례를 들려준다.
이 여기자는 노트북에 앉아 한 가지 일을 끝내려는게 아니라 모든 것을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자신을 발견했다.

"기사를 쓰면서 나는 당장 송금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먹을 걸 준비하는 동안 치과에 예약을 하거나 인터뷰할 사람과 약속을 정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스파게티 면은....나는 그런 상황에 너무 화가났다.

압력이 증가하면 당연히 생산성이 감소한다. 이렇게 한 가지 일을 끝내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게되면 쓸데없는 활동으로 자신을 소모하고 결국 번아웃 상태에 이르게 된다.
저자는 기자가 바쁜 것 같아도 사실 생산적 활동은 아무것도 안 한 것과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는 '목표를 분명히 하기'를 통해 해결 할 수있다고 말한다. 

내가 이 부분을 읽고 책을 빌린 이유는, 이 번아웃 증후군이 마치 나의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계속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과 휴식을 구분하지 못해 생산성도 좋지 않았다. 책을 읽고 완전히 고치지는 못했지만, 전보다는 나아진 편이다.

# 다음 기억에 남는 파트는 '전문가에 대한 맹신  - 초고속 전철의 위험'이다. (P.220)
우리는 전문가들의 말이라면 큰 신뢰를 가지고 듣게된다. 19세기 뮌헨 의과대학 팀에 대한 사례이다. 영국에서 시속 32~49 km 로 운행되는 기차가 첫 선을 보였고, 이는 마차보다 세 배나 빠른 속도였기 때문에 이 '현기증 나는 속도'가 건강에 위험하지 않다는 의사의 증명이 필요해졌다. 뮌헨 대학의 의사 연합회는 '매우 빠른 기차의 속도는 승객에게 어지럼증과 신경쇠약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 철로 주위를 나무 벽으로 쌓아서 승객이 박을 볼 수 없도록 해야한다'고 결론 내렸다. 

물론 철로 주변을 벽으로 쌓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300 km를 뛰어넘는 기차를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고 있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의사들의 말을 들었다면, 49km가 넘는 시속이 나올 수 있었을까? 아마 개발이 더뎌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전문성(혹은 전문가)에 대한 맹신도 우리의 어리석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 독서 중독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두뇌가 아주 뛰어난 적응력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필요할 때면 읽기 능력의 향상을 위해 두뇌 영역이 유연하게 읽기 기능 모드로 전환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언급할 가치가 있다. (P.247)
하지만 우리는 읽기 능력을 향상 시킴으로써 두뇌는 본래의 감각 정보를 지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착취당한다고 한다. 
일단 읽는 능력을 갖추면 더 이상 세상을 오픈마인드로 볼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즉 자연스럽게 세상을 훨씬 덜 강렬하고 세심하게 지각한다. 보통 성인들이 아이들보다 감수성이 부족하고, 다채롭게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나이보다는 오히려 읽기 능력과 관련이있다 -
오히려 읽기를 통해 우리 본연의 감각을 잃어간다는 관점이 신기했다.

# 이 책의 마지막 파트는 '인간'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앞선 내용들 모두 결국에는 사람이 일으킨 일이고, 사람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장으로 했나보다. 결국 완벽한 인간은 없으며, 결코 알수없는 부분들이 있다. 이렇게 인간에 대한 어리석음을 인정하고, 외부의 통제를 조금은 줄이는 삶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