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레시피>
배지영 지음
고등학생인 큰아들, 늦둥이 막내, 요리하지 않는 엄마, 주방을 담당하던 아빠
네 가족은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다룬다.
사춘기의 큰 아들과 엄마의 티격태격하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큰 아들
밉지만 미워 할 수 없는 동생과 형 사이의 애정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집 안을 보며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마음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못하는 아빠
우리 내 가정사가 아닐까 싶다.
큰 아들은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자신에겐 야자가 불필요하다 느끼며
야자 할 시간에 가족들의 저녁을 책임지겠다고 한다.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게 있으면 부모님께
태권도, 검도, 미술, 수영, 피아노 또는 다른 악기를 다루는 학원에 보내달라고 땡깡을 부려 기어코 가지만
그 흥미는 일주일, 길면 1달 정도 이내 식어버리곤 한다.
글쓴이도 이런 큰 아들을보며 '이번에도 조금하다 말겠지'라는 생각에
큰 아들의 의견을 들어주게 된다.
요리를 하지 못하는 엄마를 대신해 아빠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봐왔던
큰 아들은 엄마의 우려와 걱정과는 다르게 점차 주방에서의 아빠 자리를 빼앗아간다.
큰 아들은 학교를 마치고 시장에 들러 식재료를 한아름 들고와
주방에 늘어놓으며 오늘은 뭘 만들지 고민을 하고
TV에서 유명 셰프들이 보여줬던 레시피를 떠올려 흉내내보기도 하며
가족들의 입맛을 점차 파악해 먹는 이들을 배려하는 음식을 만들게 된다.
때로는 귀찮아질 때도 있지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고
좋아해주는 가족들을 보며 다시 주방으로 발길을 돌리는 큰 아들을 보면
미래에 어떤 주방장이 되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 책은 한 가정의 엄마 입장에서 보는 아들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데
어떤 것에 흥미를 느꼈다가도 금새 질려버리는 과정을 반복해가며
자신이 맞는 길을 찾아가는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몇년 후에는 어딘가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테이블 4개가 전부인 가게지만
손님들을 생각하며 정말 즐겁게 '요리'를 하고 있는 한 '소년'을.
소박하지만 정이넘치는 가게에서..
(책에는 소년이 만들었던 요리들의 레시피도 몇 가지 적혀있어서 책을 본 후에 따라 만들어 보는것도 소소한 재미일 것 같다.)